지난 4월말부터 나를 괴롭혀 온 엘보로 7월 16일 탁신 모임 때 탁구를 친 것을 끝으로 두 달 가까이 쉬었다가 9월 8일에 다시 라켓을 잡았다. 내 삶에서 탁구가 빠져나가면서 철학 공부와 글쓰기에 대한 의욕도 함께 빠져나갔다(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가 나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다시 한 번 하강기에 접어든 것인데,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내 지친 심신에 휴식을 주는 시기이고, 또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엘보에 대한 두려움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어제까지 7번 정도 탁구를 쳤는데 팔에 통증은 없는 것으로 보아 그 사이 치유가 많이 된 듯하다. 통증과 싸우면서 무리하게 탁구를 밀고 나가지 않고 휴식기를 둔 것은 잘한 선택인 듯하다. 물론 그 사이에 탁구가 좀 줄었고, 나이로 인해 더 이상의 실력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경기력이 주는 것을 경기 운용을 잘해 최대한 늦추는 것이 관건이다. 핵심은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리라.
이제 내 삶은 공부를 조금씩 하면서, 여행을 하고 또 여행기를 적어나가는 블로그 활동이 구심점이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 쪽에는 영 젬병이다. 수익을 내는 것은 못하더라도 지출을 줄이는 것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므로 거기에 집중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애를 쓰는 것이라는 대전제 하에 하루하루를 내가 그린 그림에 어느 정도는 맞춰서 살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