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천주교 신부이자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인 신성국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한 이 책을 보면 1987년의 칼기 사건은 남한 당국에 의한 조작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꿔 말해 일본명 마유미로 알려진 김현희는 북한 공작원이 아니라 당시 안기부가 조작해낸 인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김승일(하치야 신이치)과 김현희(마유미)가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이 비행기를 타고 아랍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 공항에서 내린 뒤 바레인으로 갔고, 김승일은 음독 자살했고 김현희는 음독 자살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점은 KAL858기가 이 두 사람에 의해 폭파되었을 것이라는 가능성 외에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기가 힘들고, 이들이 북한공작원이 아니라 안기부 공작원으로, 안기부가 모든 사건을 조작하고 백 명이 넘는 자국민을 희생시켰다고 믿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두 당사자가 무엇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비난의 표적이 될 일을 하겠는가, 하는 문제가 부각된다.
당국의 발표대로 북한 수뇌부의 결정이었다는 것 또한 믿기 힘들지만 현재 내 생각은 여러 가지 의문에도 불구하고 그 쪽으로 기운다. 이 사건에 대한 내 자신의 판단은 북한 정권에 대해서 더욱 비판의 날을 세우게 만든다.
[정리]
- 판도라의 상자, KAL858
17) 공민증 번호(주민등록번호)가 빠졌습니다.
18) 안동일. 나는 김현희의 실체를 보았다(동아일보사)
24) 이은혜, 그리고 다구치 야에코(고려원) 95
25) 저는 김현희 책들을 읽으면서 참 답답했습니다. 북한 생활과 자전적 이야기를 그렸는데 너무 추상적이고, 조잡했습니다. 특히 KAL858기 사건 관련하여 구체적인 증거나 사실들은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하고, 추상적인 표현들로 꾸며진 소설이었습니다. 북한 관련 자료들을 조잡하게 조합해서 내놓은 작품이 김현희 책들입니다.
28) 신상옥 - 마유미
30) '폭파사고'로 규정하기 위해서는 폭파와 관련해 객관적인 물증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 사건은 폭파사고라고 발표했지만 폭발물에 대한 아무런 증거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폭약이라고 지명했던 것들조차 후에 거짓으로 판명됐습니다.
34) 무지개 공작
38) 바레인 당국은 KAL858기 폭파범으로서의 물증도 부족하고 KAL858기 잔해가 발견되지 않아 사건 해결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미유미의 신병 인도를 1차로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외무부가 미국을 통해 바레인 정부를 설득하고 김현희의 한국 인도를 성사시킵니다.
54) 남한이 북한과 분단 관계이고 냉전체제에 있다지만 북한이 하지도 않은 일을 소수 권력자들의 집권욕 때문에 상대국에 범죄로 뒤집어 씌우는 행위는 안보가 아니라 사기이고, 파렴치한 범죄입니다.
66) 폭약 훈련은 단 며칠 만에 쉽게 익힙니다. 이틀에서 삼일이면 조작도 하고, 설치하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그런데 8년여 동안 특수 훈련을 받았다는 테러 공작원이 폭약 이름을 모르고 어떻게 설치하는지도 몰라서 가방만 들고 다녔다면 도무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96) 김현희 주장대로 북한 사람은 맞는데 공민증 번호를 모르니까 17세 이전에 탈북을 한 김현희로 보면 답이 나옵니다. 17세 이전에 탈북한 김현희가 제3국, 일본에 있다가 KAL858기 무지개 공작 사건에 투입되었다는 시나리오에 적용하면 퍼즐이 맞춰지지 않나요?
104) 1987년 11월 14일 일본 출국 사실.
105) 국정원 - 수사과정에서 일부 지엽적인 실수는 인정하나, 사건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 박강성주. KAL858기 사전 30년, 연구자의 '운명'
126) 이 사건으로 석사논문도 쓰고 박사논문도 쓰고, 또 책도 여러 권 썼지만, 나는 진실이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여러 경로를 통해 밝혀왔듯, 1988년 1월 15일 발표된 수사결과와 이를 전후로 사건을 처리한 과정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 채희준. 김현희 수사와 재판기록 검토 보고서
131) 옷과 일상용품들도 대부분 일본 제품이거나 일시 체류하던 곳에서 구입한 것들로서 북한의 것이나 한국 제품은 전혀 없었다. (이것은 위장을 잘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은가?)
- 홍강철. 김현희의 실체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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