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아름다운 동백 숲으로 유명한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선사에 의해 창건된 천 년 고찰이다. 우람한 느티나무와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호위하는 숲 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대웅전을 병풍처럼 감싸며 군락을 이룬 동백나무 숲을 볼 수 있는데 500년 수령에 높이 6m인 동백나무들은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보전은 보물 제29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밖에도 보물 제279호인 금동보살좌상, 제280호인 지장보살좌상 등 19점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 선운사 주변은 잎이 지고 난 뒤 꽃이 피어 일명 ‘상사화’라 불리는 석산의 군락지로도 유명하며 계곡과 산비탈을 수놓는 가을 단풍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선운사가 자리한 도솔산은 기암괴석이 많아 호남의 내금강이라고 불리는데, 선운사 창건 당시 89개의 암자에서 3,000여 명의 승려들이 수도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도솔암, 참당암, 동운암, 석상암만이 남아 있으며, 그중 가장 유명한 도솔암으로 가는 길에는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수도했다는 진흥굴이 남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선운사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 1001, 2010. 1. 15., 최정규, 박성원, 정민용, 박정현)
[탐방기] 이러저런 이유로 이날의 원래 목적지인 선운사에 도착한 것은 오후 두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올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도 잘 모르겠고, 무엇보다 그러면 도솔제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몸도 많이 힘들어 하고 있었다). 선운사 계곡 안쪽에 자리한 도솔제는 다른 곳에서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선운사에 도착하고 보니 계곡을 따라 3,40분 정도 올라가면 도솔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운사는 이십몇 년 전에 한 번 찾은 뒤 두 번째로 찾는 길이었는데, 다른 것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고 입구 어디쯤에 '선운사 동구'라는 친필 서정주 시비가 있었던 것만 또렷했다. 좋은 시를 쓰고 싶었던 열망이 강했기 때문에 서정주의 시비 앞에서 몽땅 연필 하나라도라는 기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시비를 찾을 수가 없었다.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없앴다는 식의 애매한 말을 했다(오는 길 어디서인가 서정주 문학관 안내판을 보았는데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오니 이상한 돌기둥들이 나를 맞이했다.
좀 더 걸어올라가자 CCR의 Cotton Fields인가가 들려와 다가가 보니 작은음악회라는 이름으로 모금을 하고 있었다. 북을 치고 있는 분이 수녀 복장을 하고 있어서 좀 놀랐는데, 연배가 좀 있는 진짜 수녀분이었다. 모금에 동참하고 싶었지만 수중엔 5만 원 권 한 장밖에 없어서 잠시 음악을 듣다가 자리를 떴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에 보니까 그 때까지도 연주를 하고 있어서 연꽃빵을 살 때 5만 원 권을 내고 남은 잔돈 중에서 만 원을 기부했다.
서정주 시비는 보이지 않고 대신에 이 "선운산가비"가 보였다. 선운산가는 백제가요인데 "장사(長沙)에 사는 한 여인이 남편이 싸움터에 나가서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선운산에 올라가 남편이 돌아올 방향을 바라보면서 못내 그리운 심정을 읊은 것이라 한다. 가사는 전하지 않고 제목과 유래만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 등에 전한다(두산백과)." 훗날 서정주가 시로 쓴 것이 비석 뒤편에 적혀 있었다.
니리 위한 싸움에 나간 지아비/돌아올 때 지내도 돌아오지 안으매/그님 그린 지어미 이 산에 올라/그 가슴 서린 시름 동백꽃같이 피어/노래하여 구름에 맞닿고 있었나니/
그대 누구신지 너무나 은근하여/성도 이름도 알려지진 안 했지만/넋이여 먼 백제 그때 그러시던 그대로/영원히 여기 숨어 그 노래 불러/이 겨레 맑은 사랑에 늘 보태옵소서.
선운사가 동백꽃으로 유명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이맘 때는 붉은 꽃무릇(석산)이 만개해서 사람들의 가슴을 달뜨게 한다고. 사람들은 만개한 꽃무릇 앞에서 사진을 찍었고. 또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데도 굳이 꽃밭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다가 관리인에게 한 소리를 듣기도 했다.
[선운사]
선운사까지 올라가는 길은 여유롭고 좋았다. 선운사 자체는 만세루가 돋보이는 가운데 다른 사찰과 두드러진 차이점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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