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싱개꽃
송진권
몸써리야 그까짓 게 뭐라구
그 지경이 되서두 꼭 움켜쥐구 있더랴
봉다리에 정구지 담다가 팩 씨러져서
아무리 흔들어두 안 일어나더랴
구급차 안에서두 꼭 쥐구 있더라구
병원 같이 따라갔던 국화가 얘기 안 햐
나물 장사 오십 년 장바닥에 기어 댕기며
맨날 벳기구 다듬는 게 일이라더이
이렇게 가구 나면 서방이 알아주나 새끼가 아나
도척이 같구 아귀 같다구 숭이나 보지
우리 거튼 장돌림들이나 그 속 알지 누가 알어
심천 할머니 가는 길에 돈 보태며
거기 가서는 언 밥 먹지 말고
뜨신 국밥이라두 사 먹어유
할머니 앉았던 자리 보도블럭 비집구
싸래기 같은 나싱개꽃 피는디
나물 장사 앉았던 자리 씨를 받아
드문드문 나싱개꽃은 피는디
* 나싱개꽃 냉이꽃
- 친구의 페북에 올라온 걸 옮겨 적어본다. 삶의 신산함이 마음을 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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