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이 되도록 결혼을 못했으니
아이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
이생에 기저귀를 갈 일은 없으리라 했는데
엄마는 나이가 너무 많아 새로 한 살이라 우기더니
급기야 진짜 한 살배기처럼 대소변을 못 가리게 되었다
초보 땐 무엇이나 그러하듯
기저귀 가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좌우는 물론 위아래도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엄마가 아무리 한 살이라고 우겨도
몸피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니
애기 기저귀 가는 것보다는 갑절 이상 어려우리라
엄마는 똥오줌을 못 가리는 자식이
울고 떼를 쓰는 아기가
그래도 마냥 사랑스러웠을까?
엄마의 젖을 문 아기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듯 행복했을까?
조금만 더 거슬러 가보면
엄마와 난 한몸이기도 했다
역전된 엄마와 나의 관계
기억은 물론 말조차 잃어가는 엄마
엄마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지 육십을 헤아리지만
끊어도 끊어도 끊어지지 않는 탯줄 하나가
그녀와 나를 아직도 한 몸으로 묶고 있는가
(20241206)
육십이 되도록 결혼을 못했으니
아이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
이생에 기저귀를 갈 일은 없으리라 했는데
엄마는 나이가 너무 많아 새로 한 살이라 우기더니
급기야 진짜 한살배기처럼 대소변을 못 가리게 되었다
초보 땐 무엇이나 그러하듯
기저귀 가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좌우는 물론 위아래도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엄마가 아무리 한 살이라고 우겨도
몸피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니
애기 기저귀 가는 것보다 갑절 이상 어려우리라
엄마는 똥오줌을 못 가리는 자식이
울고 떼를 쓰는 아기가
그래도 마냥 사랑스러웠을까?
엄마의 젖을 문 아기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듯 행복했을까?
조금만 더 과거로 돌아가면
엄마와 난 한몸이기도 했다
역전된 엄마와 나의 관계
기억은 물론 말조차 잃어가는 엄마
엄마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지가 육십을 헤아리지만
끊어도 끊어도 끊어지지 않는 탯줄 하나가
그녀와 나를 아직도 한 몸으로 묶고 있는가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흰둥이 2 (0) | 2024.12.12 |
---|---|
1004를 만나다 (0) | 2024.12.06 |
김광훈 회장님 전상서 (1) | 2024.12.05 |
도시의 밤은 피로하다 (0) | 2024.12.04 |
황홀 (0) | 2024.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