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iaour
[줄거리]
이 작품은 여러 화자에 의해서 다양한 시각이 제시되고 있으나, 그 근간을 이루는 내용은 복잡하지 않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기독교도인 자우어(Giaour--이슬람교도의 입장에서 보면 이교도)가 하산이라는 이슬람교도의 첩(노예)인 레일라(Leila)와 사랑에 빠진다. (이 두 사람이 함께 도망을 쳤는가 하는 부분은 불분명함.) 이 사실을 알게 된 하산은 레일라를 살해하여 수장하고, 분노한 자우어는 하산과의 결투 끝에 그를 죽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증오의 대상도 없어진 자우어는 수도원에 머물며, 끔찍한 과거의 기억 속에서, 비참한 나날을 보내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감상]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 화자(시인 자신, Turkish fisherman, boatman, an Anonymous Turk, Hassan, Giour, Monk)가 등장하여, 자신의 입장에서 사건이나 인물들에 대해 부분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작품을 다 읽고 났을 때 이러한 다양한 화자의 목소리가 종합적으로 어울려져 이 작품에 ‘다층적 울림’을 주기도 하지만, 작품에 혼란스러움을 가중하는 경향도 있다.
작품의 도입부에 시인 화자가 그리스의 아름다운 자연과, 과거의 영광, 현재의 식민 상태 등을 길게 이야기 한 것은, 이 작품이 단순히 사랑의 삼각관계를 다룬 것이 아니라,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차이와 갈등, 그리고, 노예(첩)의 상태에 있는 레일라의 모습에서도 단순히 핍박받는 여인이 아니라, 식민 상태의 그리스의 은유로 읽게 하려는 시적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장치도 작품 내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하고 있는가 하는 데에는 의문이 간다.
보다 핵심적으로 이 작품은 자우어와 레일라와 하산의 사랑의 삼각관계와 그 이후의 비참한 결과에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시점에서 이 작품이 다양한 화자를 취한 효과가 잘 드러나는 듯하다. 시인을 대변하는 인물을 제외한 화자들은 모두, 일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해, 누구도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려 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을 소리 높여 말한다. 이러한 점은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자우어에게로 집중되는데, 사랑하던 사람도, 증오하던 대상도 없어진 이 세상의 삶은 무의미한 비참함에 지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다. 그의 전 생각이나 태도는 바이런이 도입부에 인용한 무어의 시 Irish Melodies의 일절로 대변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one fatal remembrance--one sorrow that throws
Its bleak shade alike o'er our joys and our woes--
To which Life nothing darker nor brighter can bring,
For which joy hath no balm--and affliction no sting.'
다시 말해 끔찍한 사건에 대한 기억을 안고, 그 기억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면서 사는 삶으로 요약될 수 있는 이 시는 멜로드라마적인 면이 두드러지면서, 동시에 바이런의 비관론적인 숙명론이 잘 드러난다(Gleckner--a completely depressing, pessimistic, even nihilistic view of man and world). 중간 중간 아름다운 묘사나 장면들(388--나비를 추적하는 장면)이 없진 않으나, 자신의 처지를 지나친 자기 연민과 과장으로 포장하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의 태도(이것이 Byronic Hero인가?)는 쉽게 공감하기 힘들다. 프로이트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시기의 힘겨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앞에서 절망한 유아의 모습을 시로 형상화한 것이라고도 해석된다.
(이 작품이 당대 사람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또 바이런 자신도 이 작품을 여러 번 개고했다는 사실에서 이 작품이 당시 독서층의 취향과 잘 부합되었다는 점은 알 수 있으나, 이 작품에서 그 이상의 장점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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