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시인들 모임에 참석
일차에서 이차, 삼차
불콰하게 술이 오른 K
상대방이야 듣건 말건
침을 튀기며 궤변을 늘어 놓는데
유부남, 유부녀들이 귀가를 서두르자
졸지에 홀로 남겨졌다
기죽지 않고 일당백 정신으로
실내포차의 문을 열어 젖히자
때는 바야흐로 불금이라
청춘 남녀들로 시끌벅적
빈 자리가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침 떠나려는 커플 자리를
비틀거리지도 않고 잽싸게 꿰어찬 K
소리 높여 쐬주에 닭똥집을 외쳤다
취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자
기분도 덩달아 천장을 뚫을 기세
옆자리의 청춘 남녀들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사랑스러워
볼이라도 부비고 싶고
빤스라도 벗어서 주고 싶을 지경
간뎅이마저 덩달아 부어올라
그래, 내일 굶어 죽더라도
골든벨 한 번 울리리라
호주머니로 손을 가져 가는데
이런, 허전하기가 짝이 없다
순식간에 취기가 꼬리를 감추고
이 주머니 저 주머니 헤적여보아도
애처로운 빈 손엔
지갑과 휴대폰은커녕
십 원짜리 동전 하나 걸리지 않는다
k가 가게로 들어설 때부터
주인장은 도끼눈으로 노려본 듯하고
정답기 그지 없던 청춘 남녀들은
생면부지의 낯선이들
취기로 사랑으로 넘치던 k의 얼굴이
누렇게 뜨다 못해 똥색이 되고 만다
(20260601)
모처럼 시인들 모임에 참석
일차에서 이차, 삼차
불콰하게 술이 오른 K
상대방이 듣건 말건
침을 튀기며 궤변을 늘어 놓는데
유부남, 유부녀들이 귀가를 서두르자
졸지에 홀로 남겨졌다
일당백 정신으로 호기롭게
24시 실내포차의 문을 열어 젖히자
때는 바야흐로 불금이라
청춘 남녀들로 시끌벅적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
다시 한 번 호기롭게
중앙의 빈 테이블에 앉은 K
소리 높여 쐬주에 닭똥집을 외쳤다
취기가 점점 오르자
기분도 덩달아 더욱 솟구치고
옆자리의 청춘 남녀들도
걷잡을 수 없이 사랑스러워
볼이라도 부비고 싶고
빤스라도 벗어서 주고 싶을 지경
간뎅이마저 덩달아 부어올라
그래, 내일 굶어 죽더라도
골든벨 한 번 울리자 하고
호주머니로 손을 가져 갔는데
허전하기 짝이 없었다
순식간에 취기가 가시고
애처로이 빈 손은
지갑과 휴대폰을 찾아 헤매는데
주인장은 도끼눈으로 그를 노려보는 듯하고
정다운 청춘 남녀들은
생면부지의 낯선이들이었다
취기와 사랑으로 넘치던 K의 얼굴이
누렇게 뜨다 못해 똥색이 되고 말았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류 시인 75 (0) | 2026.06.01 |
|---|---|
| 하류 시인 74 (0) | 2026.06.01 |
| 탁구의 길 39 -- 총과 총알을 급조달하다 (0) | 2026.05.11 |
| 하류 시인 72 (0) | 2026.05.02 |
| 하류 시인 71 -- 출발 (0) | 2026.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