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김정일(전집 9)
1. 성적 대상
*오래 전부터 익히 알려진 해부학의 사실들을 근거로 우리는 원래 양성적이었던 신체 구조가 진화 과정에서 퇴화된 성의 몇 가지 흔적들만을 남긴 채 각각 단일한 성으로 진화된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44)
*인간 문명의 역사를 보면 잔인성과 성본능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의심할 여지 없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 관계를 설명하는 데는 리비도의 공격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것만 제외하고는 어떤 연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몇몇 학자들에 의하면 성본능의 이 공격적인 요소는 사실상 야만적인 욕망의 산물--다시 말하면 지배력을 획득하고자 하는 심적 매커니즘에서 유래한--인데, 이것은 개체발생적으로 더 오래된 다른 본능적 욕구의 만족과 관계된다. (267)
2. 유아기의 성욕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여섯 살에서 여덟 살 이전의 유년기 초기를 잘 기억해 내지 못한다. (287)
3. 사춘기의 변화들
*성적인 만족의 첫 시작이 아직 양분의 섭취와 관련되어 있을 때 성본능은 아기의 몸 외부에 어머니의 유방이라는 형태로 성 대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본능은 나중에 대상을 잃게 되는데, 어쩌면 아이가 자기에게 만족감을 주는 사람에 대해서 전체적인 생각을 형성하게 되는 것도 바로 그 시기일 것이다. 그 뒤로 성본능은 대체로 자가성애적이 되지만, 잠복기가 완전히 지나기 전까지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그대로 지속된다. 그러므로 아이가 어머니의 젖을 빠는 것이 사랑과 관련된 모든 관계의 전형이 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348)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당연히 신경증의 핵심적인 콤플렉스이며, 그 내용의 본질적인 구분을 구성한다. 그것은 유아기 성욕의 절정을 의미하는데, 유아기 성욕은 그 여파를 통해서 성인의 성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지구상에 새로 태어나는 사람들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할 임무에 직면한다. 거기서 실패한 사람은 누구나 신경증의 희생물이 된다. 정신분석 연구의 진전과 더불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중요성이 더욱더 분명해졌으며, 그에 대한 인식은 정신분석의 지지자들을 반대자들에게서 갈라놓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었다. (353-4)
*오토 랑크 - 탄생의 상처(354)
4. 요약
*정신분석 연구의 도움을 받아 신경증 환자들의 성본능이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모든 종류의 성욕도착 경향이 무의식적인 힘으로 존재하며, 그 힘은 증상을 형성하는 요인들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므로 신경증은 말하자면 성욕도착의 부정이라고 할 수 있다. (359)
<촌평>
‘[꿈의 해석]과 더불어 인간의 삶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독창적인 작품의 하나로 꼽히는 이 글은, 1905년 처음 발표된 이후 약 20여 년에 걸쳐 수정 보완 되면서 판을 거듭한 유명한 작품(225)’인데, 이후 [정신분석입문]에 소개된 내용들이, 특히 ‘유아의 성욕 부분’을 중심으로 고찰되고 있다. 대체로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내용의 정리나 요약의 수준에 이를 정도의 이해에는 도달하지 못한 듯하다. 다만 성욕이라든지 성본능이 사춘기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되며, 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성욕도착이나 신경증에 걸리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명백하게 지적되고 있다. 사랑 혹은 성본능의 출발점으로서 어머니, 혹은 어머니의 유방,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게서(신경증환자들) 모든 종류의 성욕도착 경향이 무의식적인 힘으로 존재하며, 그 힘은 증상을 형성하는 요인들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므로 신경증은 말하자면 성욕도착의 부정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결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