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rvantes(Miguel de Cervantes Saavedra), Don Quixote, Penguin(J. M. Cohen) (060525)
(우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중간에 약간 나태의 시기가 겹쳐서), 논문을 쓰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어느 정도 되는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문학의 대작을 한 편 또 읽어내었다는 자부심(앞으로 내 인생의 한 재산이 될 것이라는 것, 그토록 인구에 회자되지만 정작 다 읽어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약간의 지적 허영심 등)이 약 40일간의 여정을 즐겁게 회상하게 해준다.)
종합 시험을 끝내고 무엇이든지 열심히 해나갈 수 있을 듯한 무모함과,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소설의 본류 내지는 본질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집어 들었다. 원래 예정은 한 이십 일 정도였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두 배 정도의 기간이 들고 말았다. 어쨌거나, 이 작품은 노블(Novel)이라고 부르기에는 이질적인 요소가 너무도 많이 뒤섞여 있지만, 잘 쓴, 재미있는, 위대한 코미디임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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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우리는 미래의 작품들이 취하게 될 전개 방법의 여러 전형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을 일단은 지적하고 싶다. 거짓 저자를 내세우는 방법, 또 속편에서 전편에 나온 이야기를 설명하고, 이용하는 메타픽션적 방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친 기사와 어리석은 종자, 두 사람의 상황적 아이러니가 빚어내는 웃음(그 대표적인 예를 우리는 이문열의 [황제를 위하여], 그리고 노신의 [아큐정전](물론 이 작품은 좀더 심층적인 의미를 지니는 듯하지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등등.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돈키호테와 산초 판자가 크게 나누어 볼 때 두 번에 걸쳐 벌이는 모험담(첫 번째 여행에서는 중간에 잠시 돌아오기도 한다)이지만, 그 중간 중간에는 주로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Cardenio-Lucinda-Don Ferdinando-Dorothea, 이 두 쌍의 남녀의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 Don Ferdinando는 욕망에 사로잡힌 악당이지만 결국에는 마음을 돌린다. 또 이야기의 흐름과 관련이 없는 Anselmo와 Lothario 두 친구의 이야기, Anselmo의 아내 Camillia에 대한 기이한 호기심 때문에 모두 다 파멸에 이르고 마는 이야기. 그리고, 무어 인의 포로로 잡혔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무어 여인 Lela Zoraida의 도움으로 스페인으로 온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속의 이야기를 제외한다면, 이 세 쌍의 사랑 이야기가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모험에서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가 이미 유명해진 존재로 다루고 있는데, 돈키호테의 유명세는 주로 공작 부부의 희화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산초가 govenor로서, 재치를 발휘하는 부분인데, 그의 이러한 모습은 이전의 그의 모습과는 일관성을 찾기가 힘들다. 세르반테스는 물론 이러한 부분을 미리 지적하고 있다.
이 작품의 훌륭함은 크게 작가의 자유분방한 상상력(거기에는 코믹한 상황을 연출해내는 재치도 포함될 것이다)과, 이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써나가는 문장력의 결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만, 돈키호테가 덜시니아를 결코 만나지 못하고 마는 상황(덜시니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분명치 않은데)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 다다를 수 없는 곳, 그런 것을 떠올리게 한다.)
(정말 글이 잘 적히지 않는다. 글을 지속적으로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른 문화, 이교도(여기서는 이슬람교도)에 대한 차별 의식, 여성 편견 등이 두드러지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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