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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부 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어머니인 처녀를 살해함으로써 나를 지워버리고 싶은 참혹함이여, 시뻘건 비명과 울음의 늪 한 가운데에서도 스스로 스스로를 지워내지 못하는 가증스러움이여, 한 번 내디딘 발걸음은 끝까지 나아가야 하기에? 고꾸라지는 바로 그 자리가 언제나 .. 2016. 4. 14.
첫인상 첫인상 --[시창작 교실]에서 그는 생각보다 키가 작았다 거기다 얼굴도 사진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무개성적이었다 얼굴 어디에도 세계고나 시의 환희는 묻어 나오지 않았다 시인은 신체 어느 부분에다 언어를 숨기고 있다가 뽑아내는 것일까 그는 내 책상 겸 의자가 너무 앞으로 나와 있.. 2016. 4. 14.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비 오는 날 한강에 나가 보았어 젖는 데엔 이골이 날 때도 되었건만 달려드는 비를 이겨내지 못하고 차 안에서 잔뜩 몸을 웅크린 채 와이퍼의 움직임 사이로 한강을, 물위에 물이 떨어져 젖어드는 걸 묵묵히 바라다보았지 빗줄기 잠시 호흡을 늦추자 어디선가 날아든.. 2016. 4. 14.
나와 너 나와 너 태풍의 정수리를 보고 싶어 다가가기도 전에 휘날려 가버릴 테지만 그럴 수만 있다면 태풍의 정수리를 날선 도끼로 찍어버리고 싶어 보고 싶어 태풍이 철철 피 흘리는 걸 아이구 아이구 비명을 지르는 걸 듣고 싶어 정말로 그럴 수만 있다면 너도 아프지 너도 아프지 너도 아파봐.. 201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