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531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나는 누구의 우산인가저기 누군가 홀로 비에 떨고 있다 나의 우산은 누구인가나도 때로 비에 흠뻑 젖는다 (99년 5월 28일) 2016. 4. 14.
춘천은 멀다 양말 위에 양말 덧신고두툼한 장갑 끼고속옷 두어 벌 챙겨 넣은 륙색 맨다삶을 보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으리며칠 전에 내린 눈 녹아 푸근하여도발걸음으로 벗어나기엔 서울은 버거울 정도로 팽창했다푸르게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지친 발걸음을 동여매지만삶을 깨닫지 못한다면차도 위의 저 고양이처럼창자 터져 뒈지리라걸어도 걸어도 이어지는 경춘 국도삶은 언제나 부푸는 물집이고끊어질 듯 쑤시는 다리며 허리이고머리끝 쭈뼛 서는 배고픔이더라 천마산 지나 마석 들어설 때삶보다 한 걸음 앞서 어둠이 내리고어질머리만 어질어질 맴돈다 (19980731)(20040731)(20230829)(20241112)       춘천은 멀다  양말 위에 양말 덧신고두툼한 장갑 끼고속옷 두어 벌 챙겨 넣은 룩색 맨다삶을 보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으.. 2016. 4. 14.
여덟 살 난 사촌 동생과 . . . . 여덟 살 난 사촌 동생과 80년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MBC 다큐멘터리 “어머니의 노래”를 본다. M16을 든 철모 쓴 군인들, 발길질에 채이며 끌려가는 청년들, 신음하는 부상자, 널브러진 시체. 이 모든 것을 눈 똥그랗게 뜨고 보던 동생이 이윽고 나에게 묻는다. “형, 왜 군인이 사람을 죽여?.. 2016. 4. 14.
문둥이 부모 문둥이 부모 자기 자신보다도 아기를 더욱 사랑 하기에 그들은 아기를 포기하는 것 입니다 -- 마더 데레사 일일 묵상집 천형을 칭칭 감고도 삶을 더욱 사랑해 문둥이는 새생명을 잉태한다 문둥을 지운 갓난아기는 세상에 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부모와 이별 아닌 이별을 한다 문둥이 부모, 손가락이 열 개인지 헤어보고 볼에다 볼 부벼보고 싶어도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애가 끊는 기쁨으로 아기를 물러선다 감은 듯 뜬 아기 눈에 눈물 어리비칠까 돌아서서 바라본다 (98년 7월 7일) (00년 3월 16일) 201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