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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 바람 금시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먹빛 하늘 아래 온 천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성난 황소처럼 달려드는 이 바람, 바람 소리뿐 미약하나마 내 두 다리로 뿌리박고 서지 않는다면 허공으로 솟구쳐 실 끊어진 연처럼 어드메 이름도 모를 곳으로 날려가 버릴 지도 모를 일 풀은 최대한의 낮은 포복으로 생을 견디어 내고 나무는 애시당초 이곳에 머무를 꿈을 포기한 듯. 온몸을 벌떼처럼 쏘아대는 돌부스러기들, 급기야 내 판초우의는 억센 손길에 몸을 맡기고는 바람의 수천 번째 첩으로 전락하고 사분오열 만신창이로 찢기우는 몸을 추스리고, 애라 바람의 연인이나 될까 유혹을 가늠질하며, 대청봉이라 이름 붙여진 정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갈짓자로 물러나며 나아간다 (198901**) (199510**) (20230823) 노대 .. 2016. 4. 14.
어머니 천근 쇳덩이로 내리누르는삶의 무게에수면, 그 평화의 시간에도일그러진 얼굴 펴질 못하신다. 마르지 않는 눈물로 가시밭을 일구어흰구름 머리에 이는시간의 끄트머리에서야겨우 구석 자리 하나 마련하신어머니,전생(全生)의 보람인 듯자랑인 듯돌이킬 수 없는 허무인 듯 남을 속이지 않는 곧은 마음으로가시밭을 일구고자식새끼 향한 사랑으로당신의 삶을 버렸건만지금, 그 일그러진 얼굴 위엔앓는 신음 소리만이훈장인 듯흉터인 듯떠돌고 있다.  (198804**)(198901**)(20230822)(20241112) 어머니  천근 쇳덩어리로 짓누르는인생의 무게에수면, 그 평화의 시간에도일그러진 얼굴 펴질 못하신다. 마르지 않는 눈물로 가시밭을 일구어흰구름 머리에 이는시간의 끄트머리에서야겨우 구석 자리 하나 마련하신어머니,전생(全生.. 2016. 4. 14.
꿈에서 피오리날을 너댓 알 삼킨 듯 구름 위로 둥실 떠오르다 나락으로 끝없는 추락, 빛줄기 하나 들지 않는 심연을 정신없이 헤매이다 구원처럼, 기적처럼 나의 분신, 내 마음의 상처 하나하나에 입 맞추고 어루만져 줄 여인, 그런 여인을 만나 세레나데도 다이아몬드의 치장도 없이 천상의 행복을 맛보았는데, 간사한 인간의 마음이야, 화살과 돌팔매가 난무하는 세상에다 내 여인을 자랑하고 싶음이란, 내 마음의 독사마저 포옹해 준 날개 없는 천사, 눈물 그렁이는 얼굴로 세상으로 나서는 순간, 눈부신 아침 햇살이 내 여인의 치맛자락을 건너는 바로 그 순간, 풀잎 끝에 매달린 한 방울 영롱한 이슬처럼 녹아버렸다. * 피오리날 - 두통에 먹는 복합 성분의 약 * 이 시의 전개는 사실 중학생 때 AFKN에서 본 영화와 관련된다. .. 2016. 4. 14.
집시의 자손 오뉴월 한낮 그 땡볕에도 문을 나서야 한다 우리에 갇힌 야수마냥 불안한 걸음을 걷노라면 어느새 바닷가 조각배는 부서지고 거친 파도만이 으르렁 거릴 뿐 어쩔 줄 모르는 몸부림에 하늘을 보면 잃어버린 옛날인양 유유히 흘러가는 저 구름 피가 끓는다, 가슴 깊이 감춰진 피가 노래도 춤도 전혀 모르건만 솟구치는 피는 멈출 길 없다 (198511**) 201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