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

어머니

by 길철현 2016. 4. 14.

천근 쇳덩이로 내리누르는

삶의 무게에

수면, 그 평화의 시간에도

일그러진 얼굴 펴질 못하신다.

 

마르지 않는 눈물로 가시밭을 일구어

흰구름 머리에 이는

시간의 끄트머리에서야

겨우 구석 자리 하나 마련하신

어머니,

전생(全生)의 보람인 듯

자랑인 듯

돌이킬 수 없는 허무인 듯

 

남을 속이지 않는 곧은 마음으로

가시밭을 일구고

자식새끼 향한 사랑으로

당신의 삶을 버렸건만

지금, 그 일그러진 얼굴 위엔

앓는 신음 소리만이

훈장인 듯

흉터인 듯

떠돌고 있다. 

 

(198804**)

(198901**)

(20230822)

(20241112)

 

어머니

 

 

천근 쇳덩어리로 짓누르는

인생의 무게에

수면, 그 평화의 시간에도

일그러진 얼굴 펴질 못하신다.

 

마르지 않는 눈물로 가시밭을 일구어

흰구름 머리에 이는

시간의 끄트머리에서야

겨우 구석 자리 하나 마련하신

어머니,

전생(全生)의 보람인 듯

자랑인 듯

돌이킬 수 없는 허무인 듯

 

남을 속이지 않는 곧은 마음으로

가시밭을 일구고

자식새끼 향한 사랑으로

당신의 삶을 버렸건만

지금, 그 일그러진 얼굴 위엔

앓는 신음 소리만이

훈장처럼 번쩍이고 있구려.

                      

                 (88년 4월, 89년 1월)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렁이의 죽음  (2) 2016.04.14
노대 바람  (0) 2016.04.14
꿈에서  (0) 2016.04.14
집시의 자손  (0) 2016.04.14
돌아오는 길에  (0) 201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