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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꿈에서

by 길철현 2016. 4. 14.

피오리날을 너댓 알 삼킨 듯 구름 위로 둥실 떠오르다 나락으로 끝없는 추락, 빛줄기 하나 들지 않는 심연을 정신없이 헤매이다 구원처럼, 기적처럼 나의 분신, 내 마음의 상처 하나하나에 입 맞추고 어루만져 줄 여인, 그런 여인을 만나 세레나데도 다이아몬드의 치장도 없이 천상의 행복을 맛보았는데, 간사한 인간의 마음이야, 화살과 돌팔매가 난무하는 세상에다 내 여인을 자랑하고 싶음이란, 내 마음의 독사마저 포옹해 준 날개 없는 천사, 눈물 그렁이는 얼굴로 세상으로 나서는 순간, 눈부신 아침 햇살이 내 여인의 치맛자락을 건너는 바로 그 순간, 풀잎 끝에 매달린 한 방울 영롱한 이슬처럼 녹아버렸다.

 

* 피오리날 - 두통에 먹는 복합 성분의 약

* 이 시의 전개는 사실 중학생 때 AFKN에서 본 영화와 관련된다. 제목도 알 수 없는 이 영화를 중간부터 보았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해서 신비감이 더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문의 쇠창살을 붙잡고 오열하는 장면이 아직 뇌리에 남아 있다. 

 

                                                                          (198709**)

                                                                          (199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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