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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우렁이의 죽음

by 길철현 2016. 4. 14.

누군가의 실수로 

버스 간에 떨어진 우렁이

무심한 발걸음에

껍질 바스라지고 내장 드러낸 채

이 세상 하직한 뒤

다시 투덜거리는 손길에

차창 밖으로 내던져졌다

그렇게 사라진 우렁이는

사람들 뇌리를 스치기도 전에 지워지고

버스는 신나게 제 갈 길을 간다

 

우렁이의 체액

버스 바닥을 흐르며

죽음을 증언하여도

피곤한 사람들 빈자리 찾기 바쁘다

자리 잡고 눈감기 바쁘다

                                           

 

                               (19890605)

                               (20230822)

 

 

 

 

 

 

 

 

 

 

 

 

 

 

 

우렁이의 죽음

 

 

 

누군가의 실수로

버스 간에 떨어진 우렁이

무심한 발걸음에

껍질 바스라지고 내장 드러낸 채

이 세상 하직한 뒤

다시 누군가의 손길에

차창 밖으로 내던져졌다

그렇게 사라진 우렁이의 운명은

사람들 뇌리를 스치기도 전에 지워지고

버스는 신나게 제 갈 길을 간다

 

우렁이의 체액

버스 바닥을 흐르며

죽음을 증언하여도

피곤한 사람들 빈자리 찾기 바쁘다

자리 잡고 눈감기 바쁘다

 

                 

                       (89년 6월 5일)

                       (98년 5월 11일)

                       (98년 7월 21일)

                       (040716)

                       (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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