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재인폭포63 재인폭포 2 - 첫 만남(19970223) W에게서 전화가 왔다.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K니?” 두 사람은 K의 중학교 동창이자, W의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인 J를 매개로 해서 알게 된 사이였다. 그런데 K는 몇 달 전에 자신의 집 근처에서 우연히 W를 다시 보게 되었던 것이다. ‘W가 어떻게 여기에?’ 순간적으로 K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K와 눈이 마주친 W는 다소 놀라면서도 동향의 친구를 만난 반가움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다니던 회사에서 발령이 나 K의 아파트 근처에 있는 아파트로 얼마 전에 이사를 왔는데, 그러지 않아도 한 번 전화를 하려고 했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의 뜻밖의 해우는 그날 밤늦은 시각까지 술자리로 이어졌다. 이날 아침 이른 시각에 W가 전화를 한 것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집에 혼자 있으니 놀러 오라’는 것이었다... 2023. 8. 18. 재인폭포 1 - 인연의 시작(19970101) 고등학교 동창인 C와 K가 신년을 맞아 나들이에 나섰다. 서른을 훌쩍 넘긴 두 사내가 이렇게 같이 나들이를 나서게 된 것은 결혼한 지 육 개월도 안 돼 파경에 이르게 된 C가, 아직 미혼인 데다가 혼자 사는 K의 아파트를 임시거처로 삼았기 때문이었다. 새해 첫날이라고는 하지만 ‘설날’이라는 명절이 한 달 뒤에 떡 버티고 서있어서, 사실 그냥 한가한 휴일에 지나지 않는 날. 별로 할 일도 없고 해서 차를 몰고 나서게 된 것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뚜렷한 목적지도 없었다. 서울 부근을 드라이브 하다가 적당한 곳에서 식사나 하고 들어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날의 날씨는 하늘이 하루 동안에 자신의 모든 모습을 보여주기로 작정이라도 했는지 예측불허 변화무쌍 그 자체였다. 서울에서 출발할 무렵 부슬부슬 내리던.. 2023. 8. 17. 재인폭포 0 - 프롤로그(20120824) ['재인폭포를 소개합니다'에 이어 예전에 써두었던 글을 다시 올려본다. 재인폭포에 대한 글쓰기는 진행형이지만, 이 글이 중심 부분이라는 건 분명하다.] 이 글은 무엇보다도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엔 낯설었던 어떤 곳이 그 원인은 잘 알 수 없으나 자주 접하는 사이에 친밀한 것으로, 나아가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관계가 되고 만 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재인폭포를 만나면서부터 폭포에 대한 사랑을 키워왔고, 그 한 줌 망설임 없는,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추락 속에서, 그리고 그 추락이 빚어내는 울음 속에서 내 마음 깊은 곳의 손쓰기 힘든 어쩌면 작지만 깊은 생채기를 거듭 확인하고 또 위안을 받았다. 사실 ‘에필로그’ 이전의 글들은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최소한의 변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23. 8. 15. 재인폭포를 소개합니다 3 (전설의 고향 "재인의 아내") 아주 오래전에 친구 및 그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재인폭포 전설을 말해주자 친구 부인은 "전설의 고향"에서 보았다고 했다. 나는 1999년에 방영된 드라마에서는 이 짧은 내용을 어떻게 재구성했을까 궁금했지만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아침에 혹시나 하고 유튜브를 검색해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올라와 있었다. 작가는 얼마 되지 않는 전설에 상상력을 발휘하여 50분짜리 드라마 한 편을 구성해 냈다. 재인 역할은 만능 스포츠맨인 이상인이 맡았는데, 전문적인 부분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줄타기는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여야 한다는 점에서 당연한 선택이었던 듯하다. 재인의 아내 역을 맡은 배우는 내가 잘 모르는 신은정이라도 배우다. 제목에서 이야기하고 있듯 재인의 아내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 2023. 8. 7. 이전 1 2 3 4 5 6 7 8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