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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밖의영상들248

박광수 - 그들도 우리처럼(1990) 박광수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된 사북, 고한은 개인적으로 몇 가지 추억이 있어서 남다르게 다가 왔다(그 중 제일 기억이 남는 것은 2001년 2월 중순 대설이 내린 날 대취한 상태로 고한의 골목길을 헤집은 것이다. 이 때의 경험을 글로 한 번 써보고 싶다). 거기다 사북 지역은 노동쟁의로 이름이 높은 곳이고, 1995년도에 내가 인상깊게 본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1988년도에 나온 최인석의 소설 [새떼]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시위주동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는 한태훈이 김기영으로 신분을 위장한 채 이곳으로 들어와 연탄 공장에 취업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그를 중심으로 다방 레지인 영숙(본명 금란)과의 사랑.. 2021. 8. 7.
박광수 - 칠수와 만수(1988)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다시 보는 과정에서 그가 시나리오 작업을 했던 영화들--[그 섬에 가고 싶다](이 영화에서 그는 조연출을 맡기도 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감독이었던 박광수 감독이 우리 영화사에 어느 정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또 이창동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많이 끼친 듯하여 그의 영화를 3편 보았다. 그 중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예전에 본 것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프랑스에 유학까지 다녀온 박광수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동명의 인기 연극에서 따온 것인데, 이 연극은 황춘명이라는 중국 작가의 단편 "두 페인트공"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이후 작품들에서도 잘 드러나듯 그는 영화라는 장르를 단순한 오락물이나 흥행물의 범주.. 2021. 8. 7.
박광수 -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되돌아보면 일제 강점기와 625 동란이라는 커다란 시련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최빈국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625가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채 40년이 지나지 않아 놀라운 경제적 발전과 동시에 민주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낸 나라는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로 남아 있다는 것, 그 분단이 76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놀라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으나, 흔히 '개발독재'라고 폄하되고 있긴 해도 박정희 정권이 이룬 성취를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저임금과 비인간적인 노동조건이라는 저개발 국가의 노동자들이 공통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과 아픔이 .. 2021. 8. 5.
이창동 - 박하사탕(1999) 한 동안 이창동에 몰두한 적이 있었다. 그의 영화들, [초록 물고기], [박하사탕]이 모두 좋았기 때문이지만(황지우가 특히 이 [박하사탕]에 대해 극찬을 한 걸 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기억이 흐릿하긴 하지만 ‘한국 영화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라고 했던가?) 그보다는 [밀양]이 ‘감정기복’으로 시달리던 나에게 던져 준 메시지, ‘아픔을, 삶의 아픔을 피하지 말고 직시하라, 겪어나가라. 그것이 미침이든, 자살이든, 달려 나가라, 고통스러워하라(그 당시에 구체적으로 이걸 느꼈던 것은 아니다. 그 때는 다만 모든 것이 힘겨울 따름이었다.)’를 좀 더 따라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소설집 와 를 읽고, 영화도 다시 보았는데, 이 작품에 대한 평은 적지를 못했다. 왜 일까? 나는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는.. 2021.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