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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밖의영상들248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 - 장률(2018) 2013년 6월 춘천 퇴계동의 CGV에서 장률의 [경주]를 본 뒤 이 영화에 빠져 열 번 이상 시청했다.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이 영화에서 나는 내 마음이 지향하는 바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영화의 실제 공간적 배경에 대한 관심으로 직접 경주를 찾아 영화에 나온 곳들을 찾아보기도 했다(경주라는 도시가 작은 곳이라서 영화를 찍은 곳을 대부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원래 소설가였던 장률은 홍상수의 영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으면서도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는 홍상수가 인간의 욕망을 강조한다면, 장률은 윤리 의식에 좀 더 방점이 가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에 나온 [춘몽]은 재개발을 앞둔 서울의 수색을 배경.. 2022. 12. 8.
트롤의 습격 - 로아르 우테우(노르웨이, 2022) 서구판 고질라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존재인 트롤이 터널 굴착 사업 중 갑작스럽게 깨어나 인간을 위협한다는 설정인데, CG는 문제가 없으나, 스토리의 전개는 허술하고 극적인 긴장도도 약하다. 흙과 바위로 이루어진 존재라 인간의 첨단 무기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아마도 핵무기를 이용해 제거하려는 수단 또한 최후의 순간에 중단되고, 대신에 아침 햇살로 인해 사라진다는 내용은 설득력이 별로 없다(그 전에는 낮에도 잘 돌아다녔는데). 다만 트롤들을 다 제거하고 그 위에 새로운 왕궁을 세웠다는 설정에서는 트롤이 학살당하고 추방된 존재, 소외된 존재라는 측면에서 생각할 거리를 좀 던져 준다. 2022. 12. 7.
12 몽키즈(Monkeys) - 테리 길리엄(1995) 오래 전에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는 다소 혼란스러웠다. 다소 번잡스럽게 영화가 전개되는 가운데(그래서 내용을 제대로 못 따라간 부분이 있다) 주인공 제임스 콜이 겪는 사건들이 진짜인지 아니면 조현병에 따른 의식의 혼란인지 헛갈렸던 것이다. 이번에 다시 시청한 결과, 전개의 번잡함은 여전하지만 작품의 구도와 내용은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류의 대다수가 사망하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지하에서 살면서 시간 여행 장치를 이용하여(미래로 어떻게 다시 돌아가는지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고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돌아가는 듯하기도 하고, 위험에 처했을 때 돌아가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래의 인간들도 이 장치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엉뚱한 시간대로 보내기도 한다.. 2022. 11. 29.
아마겟돈 타임 - 제임스 그레이(2022) 이 감독의 작품은 아마존의 잃어버린 문명을 찾으려 애쓰다가 실종된 탐험가를 다룬 [The Lost City of Z]뿐인데, 이런 류의 영화에서 성공적인 탐험가가 아니라 실패와 실종(아마도 죽음)으로 끝난 인물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 특이했던 영화였다. 그리고 이 영화는 특별한 사전정보없이 상영 시간이 맞아서 보았는데, 1980년 정도를 배경으로 어린 주인공 폴의 가족사와 흑인 친구인 죠니와의 우정을 다룬 자전적인 작품으로, 자유분방하고 그림에 취미가 있는 주인공이 학교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과,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문제를 진솔하게 드러낸다. 폴이 믿고 따르던 외할아버지가 유대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차별과 어려움은 영화에서는 죠니로 대표되는 흑인에 대한 차별과 어려움으로, 또 결국에는 그가 어.. 2022.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