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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200

땅끝 끝이라는 말에 쉽사리 매혹되어 (끝까지 가보면 뭔가? 새로운?) 서울에서 땅끝, 여덟 시간이 넘는 거리를 액셀로 막무가내 밟아나갔지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다시 지방도로로 도로의 폭이 좁아지고 얽힐수록 표지판과 지도책을 번갈아 보면서 끝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지 속도의 끝에서 만난 땅끝은 그러나 섬으로 가는 막배도 떠나버린 파도만이 어둡게 출렁이는 한촌에 지나지 않았어 불빛 몇 개, 어둠 속에서 오히려 초라해지는 끝까지 달려가보아도 나로부터는 언제나 제자리임을 끝에 선다고 내가 끝이 되지는 않음을 파도는 내 가슴팍을 떠다밀며 칠흑처럼 수근덕거리고 있었지 (20000330) (20230831) 땅끝 끝이라는 말에 쉽사리 매혹되어 (끝까지 가보면 뭔가? 새로운?) 서울에서 땅끝, 여덟 시간이 넘는 .. 2016. 4. 14.
병원 소묘 1 병원 소묘 1 --중환자 대기실의 할머니 십원짜리 화투 내기며 약장수의 한바탕 놀이마당 이야기며 자분자분 지칠 줄 모르는 입담으로 늘어놓는 할머니 졸이는 가슴으로 면회 시간을 기다리는 중환자 대기실의 아들이며 딸이며 며느리들 별반 재미도 없는 할머니 이야기에 귀를 세운다 스.. 2016. 4. 14.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나는 누구의 우산인가저기 누군가 홀로 비에 떨고 있다 나의 우산은 누구인가나도 때로 비에 흠뻑 젖는다 (99년 5월 28일) 2016. 4. 14.
춘천은 멀다 양말 위에 양말 덧신고두툼한 장갑 끼고속옷 두어 벌 챙겨 넣은 륙색 맨다삶을 보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으리며칠 전에 내린 눈 녹아 푸근하여도발걸음으로 벗어나기엔 서울은 버거울 정도로 팽창했다푸르게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지친 발걸음을 동여매지만삶을 깨닫지 못한다면차도 위의 저 고양이처럼창자 터져 뒈지리라걸어도 걸어도 이어지는 경춘 국도삶은 언제나 부푸는 물집이고끊어질 듯 쑤시는 다리며 허리이고머리끝 쭈뼛 서는 배고픔이더라 천마산 지나 마석 들어설 때삶보다 한 걸음 앞서 어둠이 내리고어질머리만 어질어질 맴돈다 (19980731)(20040731)(20230829)(20241112)       춘천은 멀다  양말 위에 양말 덧신고두툼한 장갑 끼고속옷 두어 벌 챙겨 넣은 룩색 맨다삶을 보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으.. 201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