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200 D'où Venons-Nous? Que Sommes-Nous? Où Allons-Nous? * 새벽 두 시의 고속도로가 느닷없이 거대 주차장으로 탈바꿈한다. 목적지로 향하는 가쁜 마음이 내려앉는 눈꺼풀을 액셀러레이터로 밀어 올리는 시각. 이제 주차장의 차단기가 올라갈 때까지는 목적지도 브레이크에 밟혀 있어야만, 그래 정말로 문제될 건 아무것도 없어 맞아 바람은 불기 마련이니까** 몇 명이나 죽었을까 괜찮아 세상이 눈앞에서 차단기를 내린다 해도 괜찮아 모든 기억이 까무러친다 해도 아니 괜찮지 않아 정리는 언제 끝이 날까 감히 입 맞출 수 없는 저 얼음장 같은 유혹 얼마나 멋진 곳이길래 한 번 건너간 이는 한결같이 돌아올 줄을 모르는가 타나토스여 네 번득이는 칼날이 이번에도 용케 내 목을 비켜 가는구나 명부에 오르지 못한 유예된 시간 * 고갱의 그림 제목. 우리말로 옮기면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 2016. 4. 14. 진혼곡 무서움이 폭포수처럼 그대 위로 쏟아져 내릴 때 그대, 그제서야 홀로 세상의 변경에 서서 삶의 심연과 마주하게 되리라 별들은 뜻 모를 말을 쉴 새 없이 주절거리고 어디선가 나직이 그대를 부르는 소리 그대의 귀를 뚫고 온몸을 타고 돌지만 정작 그대를 부르는 이는 아무리 둘러 보아도 보이지 않지 보이지 않게 그대를 뒤쫓는 것들을 피해 세상의 변경에서 변경으로 달아나 보지만 그대, 언제나 제자리임을 깨닫게 되지 그대, 사슬에 묶인 몸임을 뒤늦게 알게 되지 * * *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에 슬쩍 구멍 안에 손을 넣어 보았지요 그 다음엔 다른 손도 아예 온몸을 밀어 넣었어요 무서운 속도로 미끌어져 내려가는 가운데 구멍이 점점 더 커져가는 걸 보았지요 구멍이 그렇게 검을 줄 구멍이 그렇게 깊을 줄 상상이나 했겠어오 .. 2016. 4. 14. 영화에의 초대 2 -- <첨밀밀> 영화에의 초대 2 -- 아, 달콤하군요. . .그대의 부드러운 손길이슬 맺힌 잎사귀에 내리는 햇살처럼눈물 젖은 내 뺨을 어루만집니다 아, 달콤하군요. . .그대의 환한 웃음봄바람 속에 피어나는 꽃처럼내 가슴 터질 듯 벙글어 오릅니다 언제였던가요 그 부드러운 손길어디였던가요 그 환한 웃음멀고 먼 길을 돌고 돌아내 앞에 다시 선 그대 (2000년 5월 14일) (2000년 11월 13일 수정) *이 시는 영화와 같은 제목인 등려군의 노래 에 전체적인 구도를 빚지고 있다. 특히 ‘봄바람 속에 피어나는 꽃처럼’은 노래의 구절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2016. 4. 14. 단상 단 상 깨어진 병은 아프다 그 날선 아픔이 때로 나를 벤다 (111228) 2016. 4. 14.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