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200 여덟 살 난 사촌 동생과 . . . . 여덟 살 난 사촌 동생과 80년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MBC 다큐멘터리 “어머니의 노래”를 본다. M16을 든 철모 쓴 군인들, 발길질에 채이며 끌려가는 청년들, 신음하는 부상자, 널브러진 시체. 이 모든 것을 눈 똥그랗게 뜨고 보던 동생이 이윽고 나에게 묻는다. “형, 왜 군인이 사람을 죽여?.. 2016. 4. 14. 문둥이 부모 문둥이 부모 자기 자신보다도 아기를 더욱 사랑 하기에 그들은 아기를 포기하는 것 입니다 -- 마더 데레사 일일 묵상집 천형을 칭칭 감고도 삶을 더욱 사랑해 문둥이는 새생명을 잉태한다 문둥을 지운 갓난아기는 세상에 울음을 내딛는 순간부터 부모와 이별 아닌 이별을 한다 문둥이 부모, 손가락이 열 개인지 헤어보고 볼에다 볼 부벼보고 싶어도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애가 끊는 기쁨으로 아기를 물러선다 감은 듯 뜬 아기 눈에 눈물 어리비칠까 돌아서서 바라본다 (98년 7월 7일) (00년 3월 16일) 2016. 4. 14. 아둔과 우둔 아둔과 우둔 아둔과 우둔이 아 우연찮게 만나 첫눈에 그만 서로의 둔함에 반해 집을 짓고 오손도손 살았대요 때론 아웅다웅 하면서요 아둔은 아둔하게 우둔은 우둔하게 그렇게 살았는데요 그래 그만 기쁘게도 덜컥 애기가 생겼대요 애기를 아둔으로 해야할 지 아니면 우둔으로 해야할 지 아둔은 우둔으로 우둔은 아둔으로 처음엔 서로서로 양보를 했더래요 시커먼 속에서는 아둔은 아둔으로 우둔은 우둔으로 소리 없는 고함이 터져 나오는데도요 아침부터 우중충한 어느 날 아둔이 아 할 때 우둔은 우 했대요 아 하니 우 하고 우 하니 아 해서 아 우 아 우 아우아우 결국 아우 성만 남았다더군요 (98년 7월 7일) (98년 7월 21일) 2016. 4. 14. K에게 돌이켜 보니 그대를 목숨보다 사랑한다면서 엽서 한 장 띄우지 않았군요. 그대, 늘 내 곁에 있을 줄 알았죠. 편지 없어도 내 사랑은 완벽하다 굳게 믿었더랬죠. 밖에서는 끈질기게 비가 내리는군요. 심심찮게 비 피해 소식도 들리구요. 어떻게 지내나요? 혹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비가 그대를 괴롭히지는 않는지? 빗소리가 간혹 그대 음성이 되어 내 귀를 두드립니다. 일 년 전, 보낼 수 없는 그대를 떠나보낼 때, 그때도 장맛비가 무던히도 내렸지요. 나는 그 비에 내 울음을 실었습니다. 아니 비가 울음이고 울음이 비였습니다. 그런데, 비 그쳐도 울음 그치지 않아 나 그만 울음의 벽 안에 감금되고 말았지요. 정지된 시간은 흐르로 흘러 또 이렇게 장마를 맞게 되었군요. 그대여, 끈덕진 장맛비가 못둑을 넘듯 내 울음.. 2016. 4. 14.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