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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199

남해 금산 이성복과 엄원태가 찾았던 남해 금산그 산을 나도 오르네이성복은 깨어진 사랑으로 울음 속에 잠기고병에 겨운 엄원태는아름다운 어깨의 금산을 끝내 올려다만 보았다지깨어질 사랑도 없고두 다리엔 힘만 끓는 나는호흡 채가는 경사를남보다 몇 걸음 지나 앞서 뛰어오르네쌍홍문 지나 정상 부근불현듯 쏟아지는 소낙비에사람들 물에 물 풀리듯 녹아들고졸지에 혼자 버려지네굴참나무 이파리는튀어 오르는 빗방울까지 막지는 못해신발 젖고 바짓가랑이 젖고내 마음 한 켠도 젖어 떤다네스물다섯 해, 짧지 않은 시간사람들 사이, 그 사이에서 헤매이고돌아오지 않는 짝사랑만 내 연인이었네비는 자꾸 몰아쳐 비보라로 몰아쳐나무며, 바위며 자꾸 갇히고그 가운데 나도 자꾸 갇혀가네                                       (1.. 2016. 4. 14.
The Happiness of Love The Happiness of Love Hello, hello, I hope this is the right number. I'm calling from America. My name is C. H. Lik, professor of Harvard University. I'd like to speak one of your professors, Yeo. And who is this with heart-melting voice? Hana what, pardon me, excuse my languague, Oh, I'm terribly sorry, but would you repeat your heavenly name just one more time? Hanarum, Wow,.. 2016. 4. 14.
별이 빛나는 밤에 별밤 아저씨, 저 고삐리예요. third grade. 어디냐구요? 여기는 이름하야 자유로. 신나게 악세레다, 아니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중이지요. 170, 180, 190, oh my goddam, 봤어요, 방금 전에 200을 훌쩍 넘는 걸. 역시 그레인저, 끝내 주네요. 고등학생이 무슨 운전이냐고요? 걱정일랑 접어두세요. 이래 봬도 무면허 무사고 운전 삼 년 차니까요. 그래요, 아저씨, 술도 한 잔, 아니 여러 잔 했어요. 아저씨, 아저씨, 그런데, 방금 전 이 여자 가수가 누구라고요? 보이, 보니, 뭐라고요? 타, 타이, 뭐요? 아 시팔! 실연의 아픔이라고요. 무슨 개떡 가산진 몰라도 그년 목소리에 불꽃처럼 울음이 타는 걸로 봐선, 정말, 이 개같은 년도 정말 미치고 팔딱 뛰다 팍 꼬꾸라지고 싶은 모양.. 2016. 4. 14.
너의 집 지하철 아가리를 벗어나 핫도그 아줌마를 지나고 귤 트럭이 진을 친 곳에서 살짝 왼쪽으로 꼬부라지면 누구에게나 빌려 드린다는 만화 가게 그 옆 우리과 교수님의 이름을 딴 송옥 휴게소 다시 네 갈래 길에서 식료품 가게를 표적으로 오른쪽으로 돌면 대문 큰 집, 하나 둘 열 걸음, 스무 걸음, 왼편으로 보이는 좁다란 골목 그 골목 왼쪽 첫 번째 집, 너의 집 전등들은 지칠 줄도 모르고 장독대엔 사이좋은 장독들 하나 둘, 다섯 무서워, 담 위에 뾰족 보초선 쇠창살 무서워 침침한 가로등 켜진 전봇대에 기대면 눈 감을 것도 없이 네 얼굴 나를 채우고 하나 둘 안 나오면 쳐들어 간다 훌라훌라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무슨 꽃을 찾겠니 찾겠니 찾겠 니 굳게 닫혀진 초록 대문 .. 2016.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