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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여는 말592

엄마와의 대화 -- 아에이오우(250217) 엄마의 인지증이 악화되어 이제는 당신의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 생각이 안 난다는 걸 인정하기는 싫은지 "이름이 이름이지, 뭐야"라거나, "똥개"라고 엉뚱한 답을 한다. 이름을 불러도 대답도 잘 안 하고, 점점 더 언어에서 멀어지는 형국이다. 답답한 마음에 말을 하게 하고, 발음 연습을 시킬 겸 "아, 해보세요. 오만 원 드릴 게요"라고 하면 따라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떨 때는 심술을 부리는 건지, "에"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에이오우도 천천히 하면 어느 정도 따라하는데, 빨라지면 "아에이유"가 되고 만다. 답답한 마음을 몇 번을 시키자, 엄마가 갑자기 "니기미"라고 했다. 2025. 2. 18.
탁구, 돌이켜 봄 펜홀더에서 셰이크로 바꾼지 28년이나 되었는데, 그 긴 시간 동안 백핸드는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그 중에는 20년 동안 연습과 포기를 오고간 YG 서브가 있다). 그래도 사태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백핸드) 쇼트는 점차 보완이 되어서 디펜스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랐다는 것이다(하지만 상위 부수의 강공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제는 백핸드 드라이브이다. 지난 20년 가까운 시간, 백핸드 드라이브를 연마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건만 회전력이 잘 생기지 않았다(그래서 내 주특기인 포핸드 스매싱에 덧붙여 백핸드도 치는 것으로 내 부족한 백핸드 드라이브를 보완하려 했는데, 팔을 밖으로 빼서 치는 (개빽) 스매싱은 그야말로 복불복이어서 가성비가 별로 없는 그런 것이었다). 그러다가, 작년 후반기.. 2025. 2. 17.
의욕 과잉, 수면 부족, 지출 과다 병적인 현상은 조울증, 그게 아니라면 감정기복(mood swing). 우리의 기분(감정)은 대체로 평상을 유지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또 그 고저의 진폭이 크기도 하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나는 감정기복(약한 조울증?)을 주로 상승과 하강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지난번 하강기(작년 3월에서 7월 정도) 이후로 현재까지는 상승기라고 할 수 있다. 상승기엔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나를 채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나칠 정도로 탁구를 치고, 시간이 허용하는 대로 여행을 하고, 시를 좀 쓴 정도이다. 그러면서 읽지도 못할 책을 무지막지할 정도로 구입하고 있다(올해에만 벌써 2백 권 가까이 책을 샀다).  이 상승기의 의욕 과잉은 그대로 수면 부족으로 인한 피로로 이어.. 2025. 2. 17.
춘향이 마음 경제적 여유가 좀 더 있다면 멀리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지만, 어머니 간병 때문에 현재는 시간적 제약이 많다. 그다음 또 하나 해보고 싶은 것은 희귀본을 구입하는 것이다. 종이 책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긴 하나, 시간의 흐름과 함께 희귀해진 책들의 가치는 앞으로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한다. 여유가 별로 많지 않은 가운데 그 첫걸음으로 젊은 시절 좋아하던 박재삼 시인의 첫 시집 (1962, 신구문화사)을 거금 32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책의 정가가 백 원이니 3천 2백 배 올랐다. 당시 100원은 꽤 큰 돈으로 한 끼  식사 비용이 10원, 버스와 전철도 10~15원, 영화도 20~30원 정도였다). 몇 달 전 인터넷에 30만 원에 올라와 있어서 구입을 시도했으나, 판매자로부터.. 2025.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