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대화 -- 아에이오우(250217)
엄마의 인지증이 악화되어 이제는 당신의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 생각이 안 난다는 걸 인정하기는 싫은지 "이름이 이름이지, 뭐야"라거나, "똥개"라고 엉뚱한 답을 한다. 이름을 불러도 대답도 잘 안 하고, 점점 더 언어에서 멀어지는 형국이다. 답답한 마음에 말을 하게 하고, 발음 연습을 시킬 겸 "아, 해보세요. 오만 원 드릴 게요"라고 하면 따라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떨 때는 심술을 부리는 건지, "에"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에이오우도 천천히 하면 어느 정도 따라하는데, 빨라지면 "아에이유"가 되고 만다. 답답한 마음을 몇 번을 시키자, 엄마가 갑자기 "니기미"라고 했다.
2025.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