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 및 감상409 최승자 -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세상과 떨어져 살아왔나 "보고 싶다"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깨달았다 (아으 비려라 이 날것들의 생) 구름이 우르르 서쪽으로 몰려간다 [빈 배처럼 텅 비어]. 문지. 2016(485) 2023. 7. 9. 최승자 - 말 못 할 사랑은 떠나가고 말 못 할 사랑은 떠나가고 말 못 할 입도 떠나가고 크게 더 크게 울부짖을 수 있을 개들만이 남았었지 너 잘났니 뿅? 너 잘났다 뿅? 한 시대 전체가 전자 게임 화면처럼 죽이지 않으면 죽는 길밖에 없어 혼신으로 으르렁거리던 흑색 개 백색 개 개들의 시절 그런 시절이 있었지라고 중얼거리며 아파트 입구를 내려서다 보니, 우리 시대의 꿈들은 모두가 개꿈이라고, 철 지난 암호처럼 미래의 프로파간다처럼 허접쓰레기로 웃고 있는 장미, 장미 송이들의 개개체 그래 아 드디어 이 시대, 이 세계, 희망은 죽어 욕설만이 남고 절망도 죽어 치정만이 남은. . 아 아 너 잘났다 뿅! [내 무덤, 푸르고]. 문지. 2023. 7. 9. 최승자 - 나는 육십 년간 나는 육십 년간 죽어 있는 세계만 바라보았다 이젠 살아 있는 세계를 보고 싶다 사랑 찌개백반인 삶이여 세계여 창문을 여니 바람이 세차다 [빈 배처럼 텅 비어]. 문지. 2016(485) 2023. 7. 9. 최승자 -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아직 불기가 남아 있는지 그대의 아궁이와 굴뚝에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지 잡탕 찌개백반이며 꿀꿀이죽인 나의 사랑 한 사반을 들고서, 그대 아직 연명하고 계신지 그대 문간을 조심히 두드려봅니다. [내 무덤 푸르고]. 문지. 2023. 7. 9.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10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