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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2018년 탁구 일지 -- 올해의 탁구 계획(1월 5일)

by 길철현 2018. 1. 5.


최초로 탁구 라켓을 잡은 것이 언제였던가? 초등학교 4학년, 아니면 5학년 정도에 외삼촌 또 외삼촌의 처남되는 분과 대구 심인 고등학교 근처의 동네 탁구장에 탁구를 치러 갔던 것이 아마도 처음이었으리라. 탁구를 치러 간 것은 기억이 나는데 그날 탁구를 어떻게 쳤는지는 전혀 기억이 없다. 어른들끼리 탁구를 치고 나는 구경만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중학교 1학년 때는 반 친구들과 몰려 다니면서 탁구를 많이 쳤다. 지금은 장소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대구 내당동에 있던 1층 탁구장에서 방과 후에 단체전을 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똑딱볼 수준을 면치 못했을 것인데,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었던 우리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었다. (그 밖의 자세한 탁구 이력은 25년 전쯤에 한 번 정리를 했었구나.)


그로부터 4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지난 40년의 삶에서 탁구는 크게 보아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친구같은 존재였다(학업 때문에, 부상 때문에, 기타 다른 이유로 탁구와 떨어져 지낸 시간도 있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 되돌아보면 탁구는 내 곁에 와서 씽긋 웃고 있었다). 박사 학위 논문이라는 내 늦은 학업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탁구를 좀 줄이기로 마음을 다잡았지만,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다.


시간을 좀 더 짜임새 있게 활용한다면 논문과 탁구라는 흔한 말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건 순진한 기대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나이도 들고 해서 더 이상 탁구에 어떤 발전이 있을 것 같지 않다, 혹은 조금의 발전이 있다고 하더라도 새가리 눈꼽 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확 뒤덮고 마는 것은 중증 중독자 특유의 느낌들, 탁구를 쳐야 얼굴에 미소가 돌고, 탁구를 쳐야 제대로 숨을 쉬는 듯하고, 탁구를 쳐야 살아 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것, 또 세상살이의 이런저런 고민들에서 벗어나 탁구를 치는 순간만큼은 오로지 공과 상대방의 움직임만 쫓으면 되는 데서 오는 해방감 등등.


한편으로 탁구를 좀 더 집중적으로 치면서 온 몸이 신호를 보내온다.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허리다. 원래 강골로 태어난 건 아니어서 무리를 하면, 아니 몸이 계속 신호를 보내는데도 몸을 학대를 하다보면, 한계점에 다다른 몸이 확 토라져서 딱딱하게 경직되고 만다. (이런 반복 패턴을 자각할 정도는 되었는데 적절하게 미리 예방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고통을 즐기는 마조히스트적인 성향이 나에겐 있는 모양이다.)


그렇다, 너무 무리를 하지 말고 건강을 위해, 삶의 활력을 위해 꾸준히 하도록 하자. 좀 더 익혀야 할 것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공의 파워를 기르는 것이고, 특히 백핸드를 강화하는 것 정도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