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어를 English라고 할까?
왜 우리는 영어를 영어로 English라고 할까? 얼핏 보기에 엉뚱한 이 질문에 대한 현명한 대답은 ‘한국사람(Korean)이 말하는 언어를 한국어(Korean)라고 하듯이, 영국 사람(English people)이 말하는 언어니까 영(국)어(English)라고 한다’ 정도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이라고 할 때 ‘한(韓)’자가 ‘한민족’을 가리키고, 또 우리나라를 표시할 때 쓰는 Korea라는 말이, 우리 민족이 서방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고려’에서 유래되었다는 점에 생각이 미치게 되면, 영국 사람과 영어를 가리키는 English라는 낱말에도 그리 단순하지 만은 않은 나름의 근원과 유래가 있음을 쉽사리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영국과 영어라는 용어의 기원과 발전 등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우리가 흔히 England라고 부르는 영국의 현재 공식 명칭은 뭘까? 그것은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라는 긴 이름인데, 놀랍게도 England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 공식 명칭을 우리말로 옮겨 보면 ‘대 브리튼과 북부 아일랜드의 연합 왕국’ 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영국이 군주가 있는 왕국(kingdom 즉, 왕이 다스리는 나라. 지금 영국의 왕은 알다시피 여왕으로 엘리자베스(Elizabeth) 2세이다)이며, 브리튼이라는 지역과 북부 아일랜드가 합쳐진 나라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브리튼(Britain)이라는 용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 말은 고대 그리스 인과 로마 인들이 영국을 부를 때 쓰던 용어 Britanni에서 온 것으로서, 영국의 해안에 백악으로 이루어진 흰 절벽이 많다는 데서 불려진 이름이라고 한다(그리스 어와 라틴 어의 Brit--는 ‘희다’는 뜻이 있다). 이 당시 영국에는 켈트(Celt)족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나중에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북부 유럽에 살고 있던 앵글로-색슨(Anglo-Saxon) 족의 침입을 받게 되고,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다수가 이 앵글로-색슨 족의 후예이다. 눈치가 빠른 친구는 짐작을 했겠지만 England라는 말은 이 Anglo(Angle)에서 유래한 것으로 ‘앵글 족이 사는 땅’이라는 말이다(따라서 English는 이 ‘앵글 족이 쓰던 말’이 된다). 영국은 서쪽의 웨일즈(Wales),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동쪽과 중부의 잉글랜드(England), 북쪽의 스코틀랜드(Scotland), 또 서쪽에 있는 다른 섬의 일부인 북 아일랜드(Northern Ireland) 등 크게 네 지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 말해서 원래 잉글랜드라는 말은 영국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영국의 일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 지역이 정치,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 중심적인 지역이라 영국을 대표하게 된 것이다.
다시 영국의 공식 명칭으로 돌아가 ‘Great Britain’과 ‘Northern Ireland’를 살펴보자. 먼저 14세기를 전후하여 웨일즈와 잉글랜드가 하나의 나라가 되었고, 1604년에는 당시 스코틀랜드의 왕이었던 제임스 1세가 잉글랜드의 왕위까지 계승하게 되면서 'Great Britain'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이어 1801년에는 이웃 섬 아일랜드마저 완전히 통합하면서,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Ireland’라는 국호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이후 북부를 제외한 아일랜드 전 지역이 독립하여 새로운 국가를 세우게 됨에 따라 현재의 명칭에 이르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영국을 가리키는 용어로는 우리가 흔히 쓰는 England외에,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Ireland’라는 공식 명칭이 있는데, 이를 줄여서 보통 UK 혹은 Britain이라고 한다. 그리고, Britain에서 파생된 British는 형용사로 ‘영국의’라는 뜻이 있으며, 명사로는 ‘영국인,’ 더 나아가 ‘영어’라는 뜻을 지닌다. 십팔구 세기는 영국이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건설하여 세계 최강국이던 시절로, 이 때의 영국을 British Empire(대영 제국)라고 한다. 이 당시 식민지였던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은 지금은 모두 독립 하였지만, 아직도 ‘Commonwealth of Nations(연방)’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유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영국의 방송국 BBC는 ‘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의 약자이다. 마지막으로 영국 국기는 ‘Union Flag’ 혹은 ‘Union Jack’이라고 하는데, 이 명칭 또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의 연합을 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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