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삶이 탁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그 덕택으로 탁구가 좀 올라온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기술의 연마에는 끝이 없고 내 실력이라는 것이 크게 내놓을 만한 것도 아니다. 어디에가서 탁구를 좀 친다는 말을 하려면 최소한 오픈 2부 정도는 쳐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2부는 선수부 1부와 같이 시합을 하기 때문에 입지가 별로 넓지 않다. 2부만으로 하는 대회도 있으나 가뭄에 정말 콩 나듯이 하는 것이어서, 그걸 기다릴 수도 없다. 그렇다면 잘 아는 형이 목표로 삼고 있는 3부 강이 현실적인 대안일 것인데, 우선은 4부에서 좀 친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탁신 최강전에서 자체 3부로 뛰어 단식과 복식에서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 이 때는 허리 부상에서 벗어나 운동을 조금 하다가, 다시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던 때였는데 - 정작 오픈 대회 4부 출전 결과는 두 번 다 예선 탈락이다. 그렇다면 보다 현실적인 목표는 일단은 3,4부 통합 시합에서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고, 그 다음 성적을 내는 것이리라. (지난 주 목요일 이명수라는 왕년의 고수분과 시합을 하고 나서 느낀 것은 - 그 분과 맞잡고 시합을 했는데 - 아직도 다양한 전형에 대처하는 능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 또 부수와 상관 없이 강자들이 도처에 잠복해 있다는 것이다.)
탁구를 잘 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요 며칠 황탁에서의 승률이 높고 탁구장의 시합에서도 성적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일과 놀이의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리라. 나에게 주어진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힘이 닿는 껏 탁구를 친다는 것 - 교과서적이고 도식적이지만, 그것이 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구체적으로 어젯밤에 탁구를 치고 들어와서 공부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리에 눕고 말았는데 - 그 정도야 웃어넘길 수 있겠지만 - 좀 크게 이야기해서 문명의 압박과 동물적인 욕망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 할 것이다. (글을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이제는 운동 후에 공부한다는 것은 너무 체력적인 부담이 크니까 공부나 수업 준비 등은 운동 전에 해두는 것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도 삶은 언제나 커다란 물음표인지? 도무지 그 실체를 파악하기 힘든 이 삶에서, 탁구는 그래도 그 자체로 완결된 세계라 우리에게 순수한 즐거움을 주는 것인지? 읽어야 할 책들과, 써야할 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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