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아주 오래전에(십 년도 더 전에) 이곳을 찾은 적이 있는데, 제대로 둘러보지는 않았던 듯하고, 건물들이 뭔가 엄청나게 크다는 느낌만 남아 있었다. 요근래에 직지사와 관련해서 높은 목조건물을 방송 등으로 많이 접한 것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해서 직지저수지를 찾은 다음 이곳으로 향했다(야경으로 특히 유명한 이 건물은 사명대사공원에 있는 '평화의 탑'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먼저 직지사 옆에 있는 사명대사공원으로 향했는데 상당히 커서 걸어서 구경하기에는 좀 무리일 듯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단 직지사부터 보기로 했다. 유홍준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국 사찰의 가람 배치를 두고 극찬을 하지만 정신적으로 좀 다운이 되어 있던 나에게는 사찰이라는 것이 거기서 거기고 사찰을 도는 것도 힘겨운 의무적 행위에 더 가까웠다(요즈음 들어 더 강해진 종교에 대한 거부감도 한몫하고 있으리라). 내 기억 속의 직지사와는 달리 직지사는 약간 오르막을 올라간 곳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건물들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외국인들도 몇 명 눈에 띄었다. 금발의 젊은 여성은 스케치북에 대웅전인가를 담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무엇을 그리는지 보고 싶기도 했지만 방해가 될까 그냥 지났다.
천년 고찰이긴 하지만 직지사가 왜 전국적으로 유명한 사찰인가 하는 점은 잘 모르겠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출가를 했다는 사실도 이 절의 유명세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좀 세속적이긴 하지만 유명세에 비해 국보는 없고 보물만 여러 점 있었다. 대웅전을 비롯하여 절 마당에 있는 탑들도 보물이었는데, 별다른 설명이 없어 나는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비로전을 지나 남월료, 만덕전으로 오자 예전에 나를 놀라게 했던 웅장한 건물들을 다시 대하는 느낌이 다소 살아났다.
사명대사공원의 원래 명칭은 '하야로비공원'이었으나, 해오라기의 옛말인 하야로비가 일본어 어감이 있다는 의견 때문에 새로 명칭을 공모하여 이 공원 옆에 위치한 직지사에서 출가한 고승이자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사명대사의 이름을 딴 명칭이 선정되었다. 직지사에서 나오자 날도 저물어 가고 몸도 피곤하여 멀리서 '평화의 탑'만 사진에 담았다.
이곳까지 온 김에 '세계도자기박물관'에도 한 번 들러보려고 했으나 이미 문이 닫혔는가 그랬다. 이 박물관 뒤편에는 언론인이었던 최석채 기념비가 있었고, 그 뒤로는 김천 출신의 현대시조 시인인 백수 정완영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는 '백수문학관'이 있었으나 이곳도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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