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감]
시로부터 나는 얼마나 멀어졌던가? 그리고 지금은 또 헤어졌다 다시 만난 연인처럼 얼마나 불을 태우고 있는가? 시 읽기가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김광규의 시집은 거의 다 사고, 또 다 읽어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시인들보다 명징하고 일상적이고 자기반성적이면서도 동시에 세태 비판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 마디로 친숙하고 읽기 쉽다. 산문적이다. 그의 시가 40년 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것은 쉬움이라는 말만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어떤 단단함'이 있기 때문은 아닌지? 이 세상을 침착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하게 보는 눈. 올해에 나온 이 시집에는 인간의 기술 문명의 발달로 인한 자연과의 소외의 문제와 함께, 시인 자신의 노화에 따르는 여러 현상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그의 시는 브레히트를 비롯한 독일시의 한 전통에 영향을 받은 것이면서, 또 동시에 한국 현대시의 한 전통을, 그게 아니라면 개인적인 일관성을 만들어 내었다. 그의 시를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고 싶은데 그런 시간적 여유가 허용될지는 의문이다.
장경렬 - 변한 것 또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은 것 사이에서
100) 그의 시어와 시적 발언은 어렵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잠든 의식과 영혼을 일깨우고 깊은 상념의 세계로 이끌 정도
102) 과거와 현재 사이의 시간 차 또는 변화한 현실에 대한 시인의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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