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감
김광규의 시는 산문적이고 명료한 언어로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브레히트 적이라고 해야 할까?) 시 읽기의 어려움과 또 시 쓰기의 어려움을 일시에 깨어버리게 했다. 나의 시 쓰기는 그러니까 그의 영향이 크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의 그러한 방식의 시는 지속되면서 답답함과 지루함을 낳기도 했다. 그의 시에서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두드러진 것은 김광규의 시가 빠질 수 있는 함정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그의 시의 결을 제대로 살려 읽지 못한 데에서 오는 것도 있었다. 표면적인 편안함 가운데 숨어 있는 미묘한 변주, 그러한 성찰이 주는 충격, 프로스트의 그것과는 좀 다르긴 하지만 빗대어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남은 시집들도 꾸준히 읽어나가도록 하자.
* 성민엽. 두 개의 시간
122) 어떤 시적 대상에 대한 관찰로부터 일정한 반성을 이끌어내는 구조를 일관되게 구축해왔다. 반성은 주로 제도적인 것의 허위를 향한다.
123) 늙음과 죽음에 대한 예민한 반응
124) 자연적 시간과 사회적 시간
127) 크낙산은 제도로부터 자유로운 세계를 표상
133) 실제로 김광규의 시쓰기는, 등단 이래 지금까지, 망각되어가고 배반당해가는 4*19에 대한 반성과 비판이라는 맥락을 떠난 적이 한시도 없었던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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