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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앞에 앉아 명상을 하고 있는데 문득발아래로 늘씬한 갈색빛의 중급 크기의 바퀴벌레 한 마리가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지혹은 바퀴벌레도 갑자기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인지잠시 정거해 있다오, 나의 철천지원수내 아파트의 암세포책상 위의 두루마리 휴지를 좀 뜯어조심스럽게 기습 공격을 감행하려는찰라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검은 손길을 눈치챈바퀴벌레가복잡하게 엉킨 전선들 사이로사용하지 않는 스캐너 밑으로나의 찍기 공격을 피하며요지조리 잘도 도망을 간다무위로 돌아간 몇 번의 공격그리고 오디오 받침대 밑에 안착한 바퀴벌레이번 전투는 나의 패배로 끝이 났구나그런데 이 바퀴벌레는더욱 깊숙한 자신의 보금자리로 들어가지 않고그 입구에서나를 조롱하고 있다그래 마음껏 승리를 만끽하거라언젠가 네가 다시 나와 방 한가운데서 대면하는 날그날이 너의 제삿날이리라밑져야 본전의.. 2024. 11. 28.
알라딘 동대구역점[대구 동구 동대구로 530 동대구역 지하철 1호선 지하1층 / 신천동 329-5](20241127) 영업 시간 9:30 -- 22:00 [방문기] 동대구역점은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에는 역사 내에 있어서 접근성이 아주 좋다. 하지만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유료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길 건너편 골목의 빈 장소를 잘 찾아야 한다(옆에 있는 신세계백화점에서 뭔가 구입할 것이 있거나 식사를 한다면 그곳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편일 듯). 이곳은 동대구역을 이용해 서울이나 부산 등으로 갈 때 자주 찾는 곳인데 방문기는 작성하지 않았다. 알라딘 중 보통 규모의 크기라고 할 수 있고, 책의 유통도 보통 수준이 아닌가 한다. 2024. 11. 28.
노바디 우이천변 산책로에서이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가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고 있다지나는 사람 시선 아랑곳없이신나는 율동에다 손뼉까지 곁들여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제 흥에 취한 사내는 시간의 흐름마저 떨쳐버렸는지 내가 영화 한 편을 다 보고식사를 하고느긋하게 커피 한 잔을 당긴 다음에도공연은 여전히 진행중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다리 위의 난간에 몸을 기대고공연에 취한 사내를 내려다본다어찌된 셈인지Nobody but you가자꾸만 Nobody wants you로 들린다아무도 너를 원치 않고너 또한 아무도 원치 않을 때하여 모든 관계에서 해방될 때(좀 더 생각해보자)  (20090911) 2024. 11. 27.
전화 너의 전화번호마저 은빛 수갑 채워쇠사슬 칭칭 감아 두었건만내 귀는 어느새 너의 그,햇살이 물위를 한 발 내디딜 때의 그 목소리를 굶주린 아기처럼 빨아대고 있다 한 마음이 다른 한 마음에 가닿지 못하는얼음 낀 애닮음이여 오랜만에 통화하는 지인들이 흔히 그러하듯나는 너의 근황을너는 나의 근황을먹구름처럼 무장무장 피어오르려는 침묵을우스개로 너저분히 가라앉히고 한 마음이 다른 한 마음에 가닿지 못하는까무라칠 수밖에 없는 거리여 한 발 내딛는 순간 푹푹 빠져버리고 마는 까마득한 허방                                            (20001017)                                           (20001103)                        .. 2024.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