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새들 지저귀는 영롱한 소리
가을바람 빗소리에 귀 기울이며
홀로 생각에 잠기던 사람
해넘이 수평선 바라보다가
밤하늘 반짝이는 별들 헤아리고
잎 떨어진 갈잎나무 사랑하던 사람
이슥하도록 서재에 불 밝히며
짧은 글 몇 편 남기고
소리 없이 사라진 사람
수만 명 떼 지어 주먹 불끈 쥐고
부르짖는 시청 광장 가로질러
혼자서 고개 숙이고 걸어간 사람
우리는 그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묻고 싶구나 그대들에게
시를 읽는 사람들이여
"그저께 보낸 메일". 문학과지성사.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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