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199 옥순대교에서 청풍호를 바라보다 가볍게 칵테일 한 잔 마신 듯 하늘이 불콰하다 흰구름도 약간 불그레하고 물은 은은하니 붉다 다리 바로 아래에서 아득히 멀리 물길이 산자락을 돌아가는 곳까지 붙잡힌 내 눈은 골똘하다 흐르는 듯 마는 듯 은은한 바람에 몸을 맡긴 물은 똑같이 은은한 무늬를 자아낸다 한여름 더위를 씻어내는 바람소리, 거기다 새소리마저 잠재우며 목청껏 구애하는 매미의 울음소리, 하루살이는 귓전을 맴돌며 종막을 향해 고개 숙인다 때마침 차들은 왕래를 중단하고 휴대폰조차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늘은 하늘이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고 구름도 그러하고 산과 물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풍덩 물로 뛰어들어 한 마리 물고기나 될까 선 채로 그대로 굳어져 돌이라도 될까 2023. 8. 7. 윤회설 한밤을 가로지르는 진짜 아기의 울음 같은 고양이의 울음 소리 어디선가 어머니의 악아, 우지 마라 말소리라도 들릴치라면 그 어려운 윤회설이 가슴을 치고 가리라 2023. 8. 5. 시의 특장점 일단 시는 짧다 글자수도 얼마 안 된다 버스나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한 편 넘게 순삭할 수 있다 거기다 다행스럽게도 기다리던 버스나 지하철을 놓쳐버릴 정도로 끝내 주게 재미있지도 않다 또 똥을 누는 동안에도 한 편을 끝낼 수 있으며 심한 변비로 고생하는 인은 시집 전체를 소화할 수도 있다 그 뿐 아니라 개나 소는 어렵겠지만 그대가 인이라면 신호등이 바뀌는 순간 전광석화처럼 스쳐가는 생각을 낚아 채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시와 같은 시를 구상해 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는 굳이 이해하려고 할 필요도 없다 노래를 듣듯 그림을 보듯 시인의 활자화된 목소리를 그냥 김상하면 된다 아 김상이 아니고 감상 그래, 정신은 좀 차려야겠다 2023. 8. 3. 그러므로 그렇다는 건 그렇다는 것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2023. 8. 3.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