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199 상황 아내가 저만치 서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생명보다 소중한 아내. 아, 그런데 그녀가 이 거대한 댐의 수문을 열어젖히려 한다. 도무지 까닭을 알 수가 없다. 은전처럼 맑던 그녀의 정신에 이끼라도 낀 것일까? 들어올려진 아내의 손이 버튼에 닿는 순간 수백 수천 수만의 사람이 졸지에 물귀신이 되리라. 시간이 없다. 아내의 손가락은 깃털보다 가볍고 내 몸은 너무도 멀다. 사랑하는 아내여, 그대를 위해, 아니 나 자신을 위해, 이 총을 버려야만 하는가? 내 이웃 또 모르는 많은 사람을 위해 그대의 심장을 겨누어야만 하는가? (198706**) (199511**) 2023. 8. 21. 흔한 것이 저수지이지요 (준비 중) 죽으러 가고 사고로 빠져 죽고 죽어서 저수지까지 떠밀려 가고 죽인 시체를 저수지에 유기하고 죽음 희망 2023. 8. 16. 길을 놓치다 길을 가다 엉뚱한 길로 들어서고 급기야 길을 놓쳐 고립무원의 상태가 되고 말았다 땅을 치고 통곡하며 길을 다시 찾으려 애썼지만 더욱 더 깊은 구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자포자기의 심정 길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급기야 길을 놓쳤다는 사실마저 잊어버리자 갑자기 18 길이 나타났다 2023. 8. 15. 탁구의 길 10 탁구의 길에는 이제 막 포핸드를 배우기 시작한 초보에서부터 스트로베리 신기술마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프로 중의 프로까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대가 그 넓은 스펙트럼의 어디에 있던 탁구의 길로 들어선 이상 성심성의껏 탁구의 신을 받들어야 한다 탁구의 신은 그대의 노력에는 물론 그대의 기도에도 일절 답하지 않는다 다만 말없이 얼음보다 차갑게 그대가 친 공의 향방을 결정할 뿐이다 그대가 탁구의 신에게서 등을 돌리는 순간 상대와의 다툼은 시작되고 손목이 삐끗하고 엘보가 찾아오고 회전근개가 파열되고 목과 허리와 무릎의 통증은 배가 할 것이다 자칫 탁구의 길을 떠나 범부의 생을 살아야 한다 탁구의 신이 바라는 바를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언제나 성심성의껏 받들어야 한다 준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상대가 하수이.. 2023. 8. 15.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