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 듣고 싶은 입
듣고 싶은 입 김광규 맥주와 포도주는 물리지 않았다. 그러나부르스트와 케제, 감자와 돼지고기, 닭튀김과 훈제 연어 따위에 넌더리 났다.한국 식당이나, 때로는 교민 가정에서고추장, 김치, 된장국, 불고기, 잡채, 생선구이 따위를배불리 먹고 돌아와도외국시 번역처럼좀처럼 만족할 수 없었다.조선오이, 알타리무, 새우젓, 물오징어와 먹걸치, 메밀묵과 찹쌀떡 따위는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창밖을 지나가는 소리로 듣고 싶었다.귀는 낯선 침묵에 피곤해지고입은 아무리 떠들어도 적적하기만 했다. 김광규.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지만]. 문지. 1998. 13. - 산문적인 이 시는 타국살이에서 오는 향수를 표현하고 있는데,..
2024.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