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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및 감상408

박용래 -겨울 밤 겨 울 밤 박용래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 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 달빛은 쌓이리. 발목을 벗고 물을 거느는 먼 마을. 고향집 마당귀 바람은 잠을 자리. 시집 [강아지풀](민음사) 중에서 <감상> 이천 년으로 들어선 지금, 사이버 공간이 현실을 잠.. 2016. 9. 3.
이성복 - 유혹 유 혹 이 성 복 햇빛이 푸른 잎새들과, 잎새들 위에 드리워진 다른 잎새들의 그림자와 뒹굴며 엎치락뒤치락 드잡이하다 가 서로 물고 빨고 킥킥거리다가 또 한동안은 무슨 화가 그리 났는지 잠잠하다가 고운 먼지 이는 흙길 위에 잠시 졸다가 또 미친 듯이 찧고 까불고 오만 춤 을 다 추더.. 2016. 9. 3.
김종길 - 설날 아침에 설날 아침에 김 종 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어름짱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던 그것만으로도 .. 2016. 9. 3.
곽재구 - 사평역에서 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 2016.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