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450 브로드웨이를 쏴라 -우디 앨런(Bullets over Broadway - Woody Allen). 1996. (19971213. 공책에 적어둔 것을 옮겨 적음)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는 코믹한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보면 통속적이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예술품과 예술가"라는 해묵은 문제에 대한 우디 앨런 식의 해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위대한 예술 작품은 천재에 의해 생산된다는 낭만주의적인 예술관을 깔고, 진정한 예술가는 인간의 도덕이나 관습 따위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우디 앨런은 이 작품에서 그러한 낭만주의적 예술관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애쓴 것 같지는 않다. 내용상으로 보아도 갱 두목 애인의 보디 가드인 "치치"라는 갱이 위대한 예술가로 판명되고, 원래 극의 작가인 "데이비드 셰인"은 그저 그런 인물(예술가임을 자처하던)로 드러나고 마는 아이러니는 앨런이 애시당초 그런 .. 2024. 9. 10. 김광규 - 떨어진 조약돌 떨어진 조약돌 김광규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들하나둘 모인 자리에 저절로돌무덤 하나 생겨났네그 위에 행인들의 소박한 염원쌓이고 쌓여 볼품없게 삐죽 솟은 돌탑 하나되었네그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올려놓은조약돌 한 개언덕길 올라갈 때 눈에 띈 그 동그란 머릿돌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길바닥에 떨어져오가는 발길에 차이고 있네길가의 돌탑 꼭대기라 해도정상에 머물기는 쉽지 않은 듯수많은 바탕돌 모두 제자리에 그대로 널려 있는데 김광규. [오른손이 아픈 날]. 문지. 2016. 22 2024. 9. 10.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비 오는 날 한강에 나가보았어젖는 데에는 이골이 날 때도 되었건만달려드는 비를 이겨내지 못하고차 안에서 잔뜩 몸을 웅크린 채분주히 왔다갔다를 반복하는 와이퍼 사이로물 위에 물이 떨어져 젖어드는 걸넋 놓고 바라보았지빗줄기 잠시 호흡을 늦추자어디선가 날아든 한 떼의 비둘기들젖은 깃털로 서둘러 하루를 쪼다가일제히 후두두 솟아오르더군저만치 홀로 버려진 채온몸으로 비를 받고 있는 산책로처럼죽은 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강물은 어딜 그리 바삐 흘러가는지차들은 물보라를 튀기며 또 어디로 가는지 (20000919) (20001009) 2024. 9. 10. 상황 아내가 저만치 서있다. 눈에 넣고 싶을 정도로 어여쁜, 내 생명보다 소중한 아내. 아, 그런데 그녀가 이 거대한 댐의 수문을 열어젖히려 한다. 도무지 까닭을 알 수가 없다. 은전처럼 맑던 그녀의 정신에 갑자기 이끼라도 낀 것일까? 들어올려진 아내의 손이 버튼에 닿는 순간 수백 수천 수만 사람이 졸지에 물귀신이 되리라. 시간이 없다. 아내의 손가락은 깃털보다 가볍고 내 몸은 너무도 멀다. 사랑하는 아내여, 그대를 위해, 아니 나 자신을 위해, 나 이 총을 버려야만 하는가? 내 이웃 또 모르는 많은 사람을 위해 그대의 심장을 겨누어야만 하는가? (87년 6월, 95년 11월) 2024. 9. 10.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1363 다음